연방법원이 남가주에서 인종과 외모 등을 근거로 벌어지는 연방 이민당국의 무차별 단속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특히 라티노이거나 저소득층 또는 노동계층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민을 멈춰 세우거나 억류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습니다.
연방법원 가주 중부지법은 지난 23일 '바스케스 페르도모 대 멀린(Vasquez Perdomo v. Mullin)' 소송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적 이민단속을 금지하는 예비금지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번 명령은 LA와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벤투라, 샌타바버라, 샌루이스오비스포 등 7개 카운티에 적용됩니다.
법원은 이민단속 요원이 주민을 멈춰 세우거나 억류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라티노로 보인다거나 저소득층 또는 노동계층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는 단속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단속이 정당했는지 판단할 때는 당시 상황과 정황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국경 출입국 심사장과 검문소처럼 국경에 준하는 장소에서 이뤄지는 단속은 이번 명령에서 빠집니다.
법원은 이런 단속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낸 집단소송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6월부터 LA 일대에서 연방 이민당국이 대규모 단속을 벌이면서 인종과 직업 등을 근거로 주민들을 무분별하게 멈춰 세우거나 억류했다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원고 측은 이민단속 요원들이 세차장과 거리, 농장 등에서 일하는 라티노 노동자들을 합리적인 의심 없이 단속해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미시민자유연맹(ACLU) 남가주지부의 모하마드 타자르 이민자권리국장은 "연방 요원들이 남가주 라티노 주민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인종차별적 단속을 벌였다"며 "법원 명령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송에 참여한 세차장 노동자 권익단체 CLEAN의 플로르 멜렌드레스 사무국장도 "요원들은 영장도 없이 세차장에 나타나 노동자들을 데려갔다"며 "법은 단순한 편견이나 추측 이상의 근거를 요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민자 권익단체 CHIRLA의 칼 버그퀴스트 법률고문은 "이번 명령은 헌법에 어긋나는 단속을 즉각 멈춰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이번 명령이 이민단속 자체를 모두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종이나 직업만을 근거로 한 무차별 단속을 제한한 것으로, 합리적인 의심에 근거한 단속은 계속 허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