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조슈아트리 사막 한가운데에 요트에서 묵는 이색 호텔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요트 갑판과 선체, 현창(배 옆면의 작은 창문)까지 갖춘 객실이 바다나 마리나가 아니라 먼지 날리는 사막 땅 위에 놓이는 파격적인 콘셉트입니다.
부티크 호텔을 개발·운영하는 럭키 파인드 호스피털리티는 조슈아트리에 바다를 주제로 한 호텔 '컴퍼스 요트 클럽'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숙객은 실제 요트처럼 설계된 숙소에 머물며 사막과 산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회사는 착공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객실은 2층 구조의 고급 요트 30척과 보트하우스 28채로 이뤄집니다. 모두 58개 숙소가 가운데 클럽하우스를 둥글게 둘러싸는 배치이며, 클럽하우스에는 레스토랑과 바, 수영장 등이 들어섭니다. 호텔 부지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입구에서 차로 약 5분 거리입니다.
럭키 파인드 호스피털리티의 닉 오바네소프 매니징 디렉터는 요트에서 잠든 뒤 사막의 산 풍경을 보며 아침을 맞는 경험이 이 호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요트에서 잠들었다가 산을 바라보며 사막에서 아침을 맞고,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 가운데 한 곳까지 몇 분이면 갈 수 있다”며 “조금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사업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습니다.
바다와 사막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요소를 합친 듯한 이 사업은 오랜 준비와 어려움을 거쳐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리겔 비터먼 최고경영자는 이 사업이 단지 독특한 숙소를 만드는 것을 넘어 자신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 아이들와일드에서 태어나 샌디에고에서 요트 생활을 하며 자란 비터먼은 어릴 때부터 캠핑과 암벽 등반을 즐기며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자주 찾았습니다. 배 위에서 자란 경험과 선박 디자인에 대한 오랜 관심이 사막에 요트 호텔을 짓겠다는 구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부티크 호텔 프로젝트 약 40개의 출범을 도운 경험이 있습니다. 회사는 2023년 조슈아트리 오토 캠프 맞은편, 고속도로 건너편에 있는 23에이커 부지를 사들였습니다. 이후 호텔 개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고지대 사막 특유의 지반과 생태계, 문화적 환경 등이 걸림돌이 됐습니다.
비터먼은 “그곳에서는 무언가를 추진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매입 당시 이 땅은 이미 상업용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일부가 연방재난관리청이 정한 홍수 위험 지역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개발 허가와 여러 승인을 받으려고 지방정부뿐 아니라 연방 정부와도 협의해야 했습니다.
물이 부족한 사막의 자연환경을 고려한 개발 방식도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회사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호텔을 짓는 데 시간과 노력을 더 들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운영할 때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건설에도 지속가능한 자재를 쓸 방침입니다.
요트 객실을 현장에서 만들지 않고 외부 시설에서 완성해 옮겨 설치하는 것도 환경 훼손을 줄이기 위한 방법입니다. 다 만든 요트는 대형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사막 땅 위에 내려놓을 예정입니다. 바다에 띄우는 보통 요트와 달리 객실 요트는 사막 한가운데에 고정되는 셈입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주민들의 반발이었습니다. 조슈아트리 일대는 전통적으로 새 개발 사업에 비판적인 분위기가 강한 곳입니다. 자연환경과 지역 공동체의 특성을 중시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외부 자본의 개발이 지역의 원래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비터먼은 주민들과 소통하며 이해를 구하려고 분기마다 타운홀 미팅을 열어 왔습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주민 의견과 우려를 듣고 있지만, 회의 분위기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비터먼은 “회의 때마다 주민들에게 호되게 질책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주민 설명회에서는 한 주민이 이 사업을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외부 자본과 개발이 들어오면서 원래 살던 주민과 공동체가 밀려나거나 지역의 성격이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다른 주민은 요트라는 바다 주제가 사막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호텔 콘셉트를 우주선으로 바꾸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요트보다 우주선이 조슈아트리 사막 풍경에 더 잘 어울린다는 취지였습니다.
이 제안은 참석자들 사이에서 뜻밖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비터먼은 “회의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우주선, 우주선’을 외치기 시작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주민 반발과 여러 인허가 문제에도 회사는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터먼은 최종 조건부 사용 허가가 올해 말까지 승인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허가가 나오면 호텔 투숙객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도 부지 일부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회사는 2027년 착공해 2030년 말까지 호텔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정이 이미 여러 차례 늦어진 상태여서 실제 착공과 개장 시기는 인허가와 개발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럭키 파인드 호스피털리티는 설계 파트너 래드 랩스와 함께 모듈식 요트 객실 디자인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인허가 절차가 끝나면 외부에서 만든 객실을 현장으로 옮겨 설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 동안 유르트(둥근 천막형 주거시설), 트리하우스, 글램핑 텐트, 에어스트림 캠핑 트레일러 등을 숙소로 쓰는 부티크 호텔 프로젝트 출범에 참여해 왔습니다. 자연 속에서 색다른 숙박 경험을 주는 이색 호텔 개발이 회사의 주요 사업 분야입니다.
비터먼은 그동안 추진한 프로젝트 가운데 컴퍼스 요트 클럽이 가장 파격적이고 어려운 사업이면서 자신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사업에는 배 위에서 자라며 선박 디자인에 늘 매료됐던 제 성장 배경이 일부 담겨 있다”며 “우리가 하는 사업은 모두 규모가 작고 독특하지만, 이처럼 특별한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구현할 기회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