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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법원, AI 음성번역 주 전체 확대 계획 취소… 심각한 오역 논란

캘리포니아 법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성번역 시스템을 주 전체로 확대하려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법률지원 단체들이 심각한 번역 오류와 안전성 문제를 잇달아 지적한 가운데 나온 결정입니다.

언어서비스 전문매체 슬레이터는 30일 캘리포니아 사법위원회가 법원용 AI 음성번역 시스템 도입을 위한 조달 절차를 취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사법위원회는 지난 15일 이 조달 절차를 취소했고, 기술의 정확성과 효율성 등을 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캘리포니아 농촌법률지원과 LA 법률재단 등 35개 법률·커뮤니티 단체는 법원에서 쓰이는 자동번역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며, 전문 통역사와 번역사를 통한 언어 서비스를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황당한 오역 사례

실제 법원 자료에서는 직원 안내 문구가 '열을 내리기 위해 판사를 찌르라'는 엉뚱한 문장으로 번역된 사례가 나왔습니다. 음주운전을 뜻하는 DUI가 자궁 내 피임장치를 뜻하는 IUD로 잘못 번역된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법률지원 단체들은 이런 오류가 단순한 의사소통 문제를 넘어 주민들의 법적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잘못된 번역 때문에 재판 날짜나 서류 제출 기한을 놓치거나, 사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중요한 법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어 통역 수요, 남가주에 집중

이번 논란은 법원 통역 수요가 높은 한인사회에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캘리포니아 사법위원회의 2025년 언어 수요 및 통역 이용 연구에 따르면, 2020-21회계연도부터 2023-24회계연도까지 가주 법원에서 이뤄진 통역은 약 253만 건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한국어 통역은 약 1만 4천 건으로, 스페인어와 중국어 보통화, 베트남어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많았습니다.

한국어 통역 수요는 특히 LA를 포함한 남가주 지역에 몰려 있었습니다. LA와 샌타바버라,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를 포함하는 법원 1권역에서 전체 한국어 통역의 약 71%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민사 사건에서도 한국어 통역 수요가 높았습니다. 퇴거와 가정폭력, 민사 괴롭힘 등 주민들의 주거와 안전, 생계에 직접 영향을 주는 민사 절차에서 한국어 통역은 스페인어, 중국어 보통화에 이어 주요 언어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습니다.

전문 통역사가 부족하고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LA 법률재단의 조앤 H. 리 변호사는 법원 절차가 많은 주민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과 맞닿아 있다며, 언어 장벽 때문에 가족과 주거, 안전, 생계에 영향을 주는 결정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법률지원 단체들은 AI 기술을 무조건 배제하기보다는, 정확성을 검증하고 자격을 갖춘 전문 통역사가 검토하는 안전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번 결정은 AI 번역 시스템의 주 전체 신규 조달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캘리포니아의 모든 법원에서 자동번역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법원 통역이 필요한 주민들이 재판 일정이나 서류 제출 기한 같은 중요한 법적 정보를 자동번역에만 기대지 말고, 법원에 전문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원문: 라디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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